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전파하다

 

인천은 개항장의 역사를 품고 있다. 제물포항을 통해 신문물이 들어오면서 조선은 긴 잠에서 깨어났다. 개항장에는 다양한 건축물이 세워지고 신기한 이야기들이 속속 들어왔다. 당시 개항장 주변의 역사적 사실(事實)을 할머니가 들려주던 구수한 옛날이야기처럼 풀어내며 지역의 문화와 역사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중심에는 인천문화관광해설사회가 있다. 인천문화관광해설사회가 활동을 시작한지 올해로 꼭 10년째. 그들의 발걸음을 책으로 엮었다.

 



인천문화관광해설사회(이하 해설사회)의 회원들이 지난 8일 ‘내사랑 인천’을 출판했다. 책으로 출판하기 까지 그들은 인천의 곳곳을 걸어 다녔다. ‘인천이 궁금하다?’는 관광객들의 호기심에 답을 하며 인천의 뿌리와 함께 했다. 거침없이 인천의 문화와 역사를 걷는 그들의 발길을 따라갔다.



11일, 인천역에 집결한 신송중학교 학생들이 인천문화관광해설사회 회원과 함께 중구로 들어선다. 이제부터 이들은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4개의 팀으로 나뉜 51명의 학생들은 차이나타운을 거쳐 한중문화관으로 발길을 옮긴다. 중국인들이 인천에 처음 들어와 뿌리를 내린 곳으로서 그들의 문화와 역사가 전시돼 있으며 간단한 체험도 가능한 곳이다. 중국 4대 미녀 중 1명으로 꼽히는 양귀비 인형이 여학생들의 관심을 받는다.
해설사들은 한중문화관에 전시되어 있는 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천에 온 중국의 문화를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4개의 팀이 한 코너에 겹치지 않게 시간과 동선을 조절하며 역사 이야기는 진행된다. 붉은 벽돌로 지어져 물류창고로 사용되던 아트플랫폼을 거쳐 그들의 발길은 인천개항박물관으로 향한다. 일제시대 때 은행으로 사용되던 곳이 박물관으로 바뀌었다. 그곳에서 학생들은 인천에서 처음 태어난 상징물들을 만난다. 경인선과 팔미도 등대, 두꺼운 철문 속의 금고 안도 들어가 본다.


 


 


 

아이들이 지쳐 보인다. “걷는 것이 힘들어요...” 1시간 코스에서 3시간 코스까지 맞춤형으로 진행되는 해설은 평상시 많이 걷지 않은 학생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한다. 다시 발길이 멈춘 곳은 대불호텔자리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가장 처음 팔던 곳이다. 이어서 중구청 앞을 거쳐 개항기 사교장으로 사용되던 제물포구락부 앞 계단에 멈춘다.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아이들의 재미있는 답변과 질문이 이어진다. 요즘으로 말하면 ‘부비부비’로 통하는 곳이란다.


 

제물포구락부의 고급스러움을 탐방하고 다시 계단을 올라 자유공원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공원에 올라 인천항을 굽어보며 아이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다시 자유공원을 중심으로 흩어져 있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걷는 것이 힘들다던 아이들의 투정이 사라진다. 배꼽시계가 빨라진다. 그들의 발걸음은 다시 차이나타운이다.
힘겹게 걷던 학생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인천에 살지만 중구는 처음 와봤어요. 힘들지만 유익해요. 짜장면 먹을 거예요~”
아이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오른 곳은 해설회의 사무실이다. 제물포구락부 바로 아래, 역사자료관의 입구에 그들의 사무실이 있다.
임명미 (인천문화관광해설사회) 회장은 ‘내사랑 인천’에 대해 말한다. “10년 동안 총 4기의 회원들이 배출되었고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천 곳곳에서 활동하고 계신 회원들이 활동하면서 느낀 점들을 담은 책입니다.”라며 10년을 회상한다.


 

 


 

“10년 전에는 해설사가 전무하던 시절이었죠. 그동안 회원들이 열심히 활동했어요. 현재는 인천지역에서뿐만이 아닌 타 지역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오시죠. 10년이라는 시간이 우리회의 발판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품격이 있는 해설사회가 되는 거예요. 올해의 목표는 즐거운 해설사회입니다.” 라며 웃는다.
인천문화관광해설사회는 2002년 인천시문화유산해설사 교육을 마친 25명을 시작으로 현재는 도심권 52명, 옹진군 10명, 강화 54명이 회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민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