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세상, 장애격차 심화 or 해소될까?

 

청각장애인은 자신의 의사표현 능력이 없어 아리스토텔레스조차 ‘신앙고백을 할 수 없으므로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종교에서도 가장 소외된 장애인 유형이다.

 최근 수화기본법을 제정하여 수화도 국어로서 공용어의 자격을 갖추고 공신언어로서 널리 사용되게 함으로써 청각장애인의 언어로 인정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언어는 의사소통이라는 인간으로서의 핵심적 수단이면서, 성장기에는 언어를 생성하는 논리를 뇌에서 자동적으로 생성해내면서 뇌가 언어문법을 통하여 이해력을 구성하게 되는데, 청각장애인은 그러한 문법논리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함으로써 사고력의 지체를 가져올 수도 있다.

언어는 문화와 지식, 자기생각을 전달하는 사회활동의 재료이며, 생각과 사상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청각은 태아기부터 발달하는 감각 중의 최초로 생성되는 감각이며, 심리적 안정감이나 정서적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청각은 원거리 감각으로서 소리의 방향과 거리라는 정보를 담고 있어 상황인지에 단서를 제공한다.

 

인간의 소리세상이 전화와 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하여 더욱 복잡하고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게 되었으며, 스마트 세상에서 소리의 비중은 더욱 커져 청각장애인은 더욱 장애로 인한 불 리가 커지게 되었다.

한편 전화가 갖고 있던 소리에만 의존하던 문화가 데이터라는 개념으로 변하면서 문자를 통한 접촉기회는 넓어져 장애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소리는 음향과 언어로, 소리가 없는 문자는 단지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이해된다. 문자는 소리글로서 소리를 배제한 표음문자의 이해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특히 문법적 이해가 없이 동작을 통한 이해로서 글을 익히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표음문자를 표의문자로 이해해야 하고, 외국어와 같은 수화가 청각장애인들에게만 통용되기에 문화의 수용보다는 갈등적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

이를 지원하고 청각장애인이 사회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기술을 적극 적용하여 스마트가 보조기술이 되도록 해 주어야 한다.

 

    의사소통 수단의 앱

현재 의사소통 기기로서 개발된 앱들이 몇몇 보인다. 그런데 이 앱들은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지적장애인을 위한 것들이다. 지적장애인들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소리의 부재가 아니므로 심리적 표현력 부족과 단어수의 한계라는 지적장애의 표현지원과는 앱의 성격이 달라야 한다.

‘마이퍼스트 AAC(대체의사소통기기)’는 동계 스페셜장애인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엔씨소프트재단에서 만든 것이다. 이것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전용으로 영문판이 먼저 개발되었고, 한글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림을 누르면 상황에 맞는 말을 대신해 준다. 지적장애인용의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었으나, 언어장애인 의사소통기기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러나 갤럭시폰에서는 사용 불가하다. 

 

    JINSORI (진소리)

‘JINSORI(진소리)’는 성신여대 홍기형 교수실이 개발한 앱으로 언어장애인을 위해 사용되는 앱이다. 단어를 입력하면 단어장이 되고, 그 단어를 누르면 음성으로 말을 해 준다. 그리고 즐겨찾기를 통해 단어를 찾을 수 있고, 사용빈도도 알아볼 수 있다. AAC(대체의사소통기기)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그림 아이콘을 끼우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일이다.

 

▲ ‘JINSORI(진소리)’ 앱 화면. ⓒ서인환

 

    수화사격게임

‘수화사격게임’은 사격게임을 통하여 수화를 익히도록 하는 앱이다. KT&G복지재단에서 이 게임의 획득 점수에 따라 후원금이 적립되도록 하여 KT&G복지재단에서 1004KT&G 환우들에게 후원한다.

사격게임 동안 나타나는 표현들을 수화와 자막을 통하여 수화학습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청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므로 후원금이 청각장애인을 위해 쓰일 수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수화사격게임’ 앱 화면. ⓒ서인환

 

    수화배우기

‘수화배우기’는 한글 지화를 자음과 모음, 숫자와 영문자로 나누어 학습하게 한다. ‘사랑의 수화교실’은 지화를 동영상으로 움직임의 동작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ign Language Teacher’, ‘Learn Sign Language’, ‘Sign and Sign Language’, ‘Spanish Sign Language’, ‘Sign Language’, ‘ASL(미국표준수화) 아메리칸 수화’, ‘Sign Language for beginners’, ‘Sign Language Pro’, ‘Sign Language Idioms’, ‘How To Sign Language’, ‘ASL Dictionary’, ‘British Sign Language’, ‘Greek Sign Language’, ‘American Sign Language’, ‘Sign Language Alphabet’, ‘Irish Sign Language’, ‘BSL Sign Language’ 등은 모두 수화를 학습하는 앱으로 영어 또는 여러 나라의 수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학습 프로그램이나 사전류이다.

 

▲ '수화배우기' 앱 화면(상단)과 '사랑의 수화교실' 앱 회면(하단). ⓒ서인환

 

    소리진동기

‘소리진동기’는 청각장애인이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벨소리 등 소리가 나면 진동으로 알려주도록 만들어진 앱이다. 목원대학에서 만든 것으로 진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진동은 모든 소리에 작동할 수 있어 진동시작과 종료라는 버튼을 이용하여 필요시에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노크소리, 아이울음소리, 밸소리, 음식 끓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쉽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좀 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시각장애인에게 장애물이 있으면 진동으로 알려주는 기기를 개발하여 레이저지팡이나 워크메이트라 하여 보급하였더니 시각장애인들은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장애물로 인식하여 지속적으로 진동이 와 오히려 혼란만 주어 결국 사용을 꺼리게 되었다고 한다.

청각장애인에게는 일정 크기 이상의 소리에 반응을 하지만 주파수 구분이 없어 진동만 있으면 긴장감만 높여 주위를 살펴야 하는 오히려 불편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소리진동기' 앱 화면. ⓒ서인환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