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중국집이랍니다!!
우리나라도 채식인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종교, 건강, 문화, 신념 등 다양한 이유에서 채식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반해 채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채식주의자들의 편식 아닌 편식, 그들은 식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인의 오랜 외식메뉴, 중국요리도 채식주의자들에겐 먼 이야기.
지난 5월, 완벽한 채식을 선보이는 중국식당이 문을 열었다.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채식원’이 바로 그곳이다. 유일무이, 채식원은 국내에선 최초로 선보이는 채식 중화요리집이다.
이곳에선 만두, 자장면, 짬뽕, 탕수육 등 다양한 중식요리를 채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 심지어 공갈빵, 월병까지 계란, 버터, 우유 없이 만든다. 채식중에서도 유제품, 달걀, 수산물까지 먹지 않는 ‘비건’식이다. 여기에 스님들이 먹지 않는 파, 달래, 양파, 마늘, 부추도 뺐다. 이런 다섯 가지 음식은 오신채라고 불리는 화기가 있는 야채들, 몸에 열은 내게 하는 음식들이다. 그 덕에 인천지역 절 뿐 아니라 서울이나 경기권에 있는 절의 스님들까지 찾아와 중국음식을 즐긴다고 한다.
채식원의 대표 손덕준씨는 차이나타운에서 태화원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집을 운영하면서도 또 다시 중국집을 연 이유는 무엇일까?
“태화원에서 채식메뉴를 선보인지 10년이 넘었어요. 그런데 조리도구나 환경을 공유하다 보니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음식이 섞일 것 같더라고요. 채식만을 하는 음식점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채식원 내부에선 오로지 채식요리만 만들 수 있어요. 그 외에 음식물은 반입조차 되지 않아요.”
채식을 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맛이다. 익숙해진 고기 육수나 조미료 등의 맛과는 다르기 때문. 채식원에서는 다시마와 무, 채식조미료를 이용해 육수를 낸다. 탕수육엔 콩고기를 이용한 탕수육이나 버섯으로 만든 버섯탕수육이 있다. 직접 콩고기 탕수육의 맛을 보니, 오히려 돼지고기보다 부드럽고 촉촉해 맛이 좋았다. 이색적이기도 했다.
메뉴판을 넘기다 짬뽕사진을 보니, 새우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손 대표에게 물으니, 모양만 새우란다. 오징어, 새우 등의 해산물이 모양은 그대론데 전부 채식재료로 만들어놓은 가짜새우라는 것. 채식의 발전이 놀라웠다.
“이미 서양이나, 대만, 일본 쪽에서는 채식이 대중적이예요. 채식인구도 15%를 넘기고 있고, 채식가게도 많이 생겨났죠. 그런 사람들이 차이나타운에 관광을 오면 음식 때문에 걱정하는 일도 생겨요. 채식원이 차이나타운에서 문을 연 이유도 그거예요. 채식을 하는 한국사람, 관광객 모두 중국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이미 채식원은 채식주의자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채식만두는 택배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채식만두를 찾는 사람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채식으로 단가가 높아졌는데도, 일반적인 차이나타운의 시세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채식음식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도 채식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에 비해 식당의 성장속도는 더디다. 인천지역의 채식식당을 찾아봤더니, 전문음식점이 아닌 뷔페식당이 전부였다. 선택의 폭이 좁으니 채식을 하려면 귀찮더라도 집에서 요리하는 방법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채식원의 존재는 특별하다. 그들의 영영을 중식으로까지 넓혀준 고마운 곳이기 때문이다.
문의 : 032-772-7888 (http://www.shushiyuan.com/)
차지은 청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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