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잣집들이 즐비한 인천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 '괭이부리마을(일명 아카사키촌)'. 한국전쟁 직후 생활상이 고스란히 남겨진 이 곳이 전국 최초로 혼합형 형태의 보금자리주택으로 다시 태어난다.

지역주민과 함께 희망을 만든다
인천시는 지난 26일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을 기존 주택의 현지개량과 도시형생활주택 형태로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하는 혼합형 주거환경 개선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
원주민 재정착을 위해 건설되는 98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은 영구임대주택(70가구)과 국민임대주택 (28가구)을 국비(65억6천만원)와 시비(45억3천만원) 포함 총 사업비 110억9천만원을 들여 내년 9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 곳에는 노외주차장(2곳), 공원(2곳), 공동작업장(4곳)도 들어서게 된다.


 


 

그동안 인천시는 괭이부리마을 원주민을 대상으로 보금자리주택건설에 대한 취지와 필요성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2차례 가졌으며, 주민의 협조로 2개월만에 보상 및 이주를 완료하게 되어 주민과의 당초 약속대로 이날 착공하게 된 것이다.

동구 만석동 쪽방촌 괭이부리마을 (일명 아카사키촌)
작가 김중미씨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무대인 동구 만석동 8번지 괭이부리마을은 생긴지 70년이 된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이다.
괭이부리마을은 현재 405가구 주민 767명이 거주하는 열악한 주거환경 지역이다. 그동안 원주민이 마을을 떠나면서 빈집이 늘어 건물 붕괴와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도시재생사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바다와 접한 만석동은 1900년 초까지만 해도 조선인 20~30가구만 사는 한적한 마을이었으나, 만석동 앞의 갯벌을 메워 1932년 동양방적(현, 동일방직)을 시작으로 1937년 6월 광산용 기계생산업체 조선기계제작소(현 두산인프라코어)가 설립되면서 일자리를 찾아온 노동자 숙소로 활용되었다. 또 6. 25전쟁 시기에는 황해도 피난민 정착촌이 되었고 이후 산업화에 따른 이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모여든 곳으로,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살아온 흔적이 현재까지 남아있는 곳이다. 때문에 도시의 역사뿐만 아니라, 문학적 가치를 품고 있는 마을임에도 그동안 개발사업에서 배제되고, 사회로부터도 소외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쪽방촌 주민의 재정착을 위한 ‘혼합형 주거환경개선 사업으로 추진’
괭이부리마을 전체 면적 가운데 보금자리 주택이 들어서는 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땅은 현재 마을의 상태를 유지한 채 개량형 방식으로 준공된다.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현지개량사업은 정부지원으로 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 국민주택기금 저리융자, 봉사단체와 직능단체의 재능기부에 의한 주택개량 등으로 기존 주민들의 삶터를 보전하게 된다.

괭이부리마을 보금자리주택 조감도


 

방음벽시설 개선



시의 한 관계자는 "주민, 전문가, 시민단체 및 공무원 등이 함께하는 협력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지역주민의 참여에 의한 괭이부리마을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괭이부리마을과 같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은 정부지원에 관한 정책결정 등 국가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