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북성동 원조 짜장면거리(차이나타운)
하늘과 바다 맛을 품은 인천의 맛집
어릴 적 엄마가 뭘 사줄까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외치던 음식이 ‘짜장면’이었다.
짜장면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졸업식이나 입학식 같은 특별한 날에만 먹는 외식메뉴 일순위였다. 또 이사하는 날에도 왠지 짜장면 한그릇을 점심으로 먹어줘야 이사하는 기분이 들었고, 젊은날 당구장에서 혹은, 만화방에서 키득거리며 먹는 자장면 맛도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를 남겼다.
4주간의 훈련을 마친 신병들이 그동안 미치도록 먹고 싶었던 음식이 짜장면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고급 중식당에 가서도 꼭 마무리는 짜장면으로 해야 뭔가 먹은 듯한 느낌이 나는건 그만큼 우리 생활에서 자장면과 관련된 추억이 많기 때문은 아닐까?
맛있는 짜장면이 생각난다면 무조건 인천으로 발걸음을 돌려보자. 인천에는 우리나라 짜장면 문화가 시작된 짜장면거리가 있다.
짜장면은 여러 가지 다진 야채와 돼지고기를 식용유와 중국 된장인 춘장을 넣고 볶은 양념을 국수에 넣어 비벼먹는 한국식 중화요리이다. 한국식 짜장면은 1905년 인천차이나타운에서 살던 중국인에 의해 만들어졌다. 짜장면은 개항 당시 중국 상인들이 부두 노동자들을 상대로 빨리 먹을 수 있는 저렴한 음식을 고안하면서 처음 만들어졌다.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는 양파와 당근을 가미하고 춘장에 물을 타 연하게 풀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었다. ‘값 싸고 맛 좋은’ 국민음식 짜장면은 그렇게 탄생했다.
인천역에서 내려 자유공원쪽으로 향하면 중국풍 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우뚝 솟은 패루를 지나 경사진 길을 계속 올라가다보면 온통 중국의 거리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인천에 있는 차이나타운이다.
현재 많은 중국요리 전문점이 차이나타운에 있다. 북성동 원조 짜장면거리(차이나타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짜장면이며, 중국식 건물과 다양한 볼거리, 매년 축제가 개최될 정도로 문화장소가 되었다.
북성동주민자치센터에 난 작은 길에 들어서면 짜장면 박물관이 눈에 띈다. 청요릿집 ‘공화춘’을 새롭게 단장해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화국 원년의 봄’을 맞는다는 의미로 1912년에 문을 연 등록문화재 제246호인 공화춘은 짜장면을 처음 판 중국요리집이다.
공화춘은 개항 이후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중국인이 지은 요릿집으로 처음에는 무역상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곳으로 이용됐다. 그러다가 중화요리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음식점 공간이 늘어나 대형 연회장을 갖춘 유명한 중국 요릿집으로 변모해 1980년대까지 그 명성을 날렸었다.
짜장면 박물관서는 짜장면의 탄생과 전성기. 교역사와 1930년대 공화춘 접객실 짜장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가는 길
중구 차이나타운로 44~55번길(북성동 2가~3가, 선린동 일원)
서울에서 지하철 1호선 인천행을 타고 인천역에 내리면 바로 앞이 차이나타운이다. 관광안내소나 동사무소, 박물관에서 나눠주는 지도를 보고 따라가면 근대문화유산과 유명 관광지를 볼 수 있다.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주말이면 넉넉하지 않으므로 대중교통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