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 스키교실
운동은 건강의 필수조건이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운동은 건강유지를 넘어 재활치료로서 큰 효과를 가져다준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아직 미흡하다.
각종 단체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운동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종목에는 한계가 많다. 주로 태권도나 댄스스포츠, 수영, 축구 등이 대표적인 장애인 재활치료 운동으로 활성화되어 있는데, 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는 여기에 겨울철 대표 야외스포츠인 스키교실을 추가했다. 한여름인 지금은 실내스키장을 이용해 수업을 진행 중이다.
스키로 선천적 장애를 극복하고 균형감각을 찾은 오시원 군
스키는 초보자에게는 다소 위험한 운동이다. 특히, 발달장애나 신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일단 겁부터 나는 운동이다. 하지만 스키는 평형성과 유연성, 순발력, 근력 등의 기초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운동이며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래서 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는 지도의 어려움을 예상하면서도 과감하게 스키교실을 시작했다.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홍진욱(8세) 군의 어머니 유은경씨는 “가끔 진욱이 아빠와 형이랑 네 식구가 스키장에 가거든요. 진욱이가 장애가 있으니 일반 강습을 받기는 힘들어서 그냥 엄마 아빠 붙잡고 조금 따라오는 게 다였어요. 스키장 가면 형은 쌩쌩 달리는 데, 진욱이를 보면 그저 안타까웠죠. 그러다 복지관에 스키교실이 생긴다기에 얼른 신청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아이 한 명에 선생님 한 명씩 일대일로 맡아주니까 더욱 안심하고 보낼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신유정 특수체육교사는 “저희 아이들이 처음에는 겁이 많아서 선생님 손잡고 천천히 내려가는 것도 무서워했는데, 몇 달 지나니까 차차 적응을 잘 하더라고요. 이제는 혼자서도 슬로프를 내려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라며 그동안의 성과에 기쁨을 표했다.
스키 실력 향상은 물론 선천적 장애를 극복하게 된 아이도 있다.
9살 오시원 군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세반고리관이 없이 태어난 장애아이다. 또래보다 체구가 작고 장애 때문에 움직임이 불편했는데, 스키를 타면서부터 균형 감각이 많이 좋아졌다. 물론 꾸준히 여러 가지 운동을 함께 하고 있지만 특히 스키를 타면서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고 한다. 오시원 군은 이제 자기 키만한 스키 장비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옮기고 조심스레 슬로프를 내려오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장애인의 특수체육 활동을 도와줄 자원봉사자 절실
스키교실이 이렇게 정착하기까지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장애인들의 특수체육 활동을 도와줄 자원봉사자 분들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일단 스키를 잘 타야하고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도 좀 있어야 하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다 보니 다른 분야보다 봉사자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신 교사의 말처럼 장애아동에게 스키를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있는 봉사자는 극히 제한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복지관에서는 인천시내 대학을 찾아다니며 봉사자를 모집했다고 한다.
인하대학교 4학년 정준영 학생 역시 교내 소식을 통해 지금의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전에는 주로 방과후교실 같은 곳에서 봉사를 했었는데요. 스키 타는 걸 좋아해서 이곳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아이들과 의사소통이 잘 안 돼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말을 잘 못해도 원하는 게 뭔지 조금씩 알겠더라고요. 또 이 아이들이 저를 따르고 좋아한다는 것도 느껴지고요. 헤어지고 나면 금세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빠지지 않고 열심히 나오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정준영 봉사자와는 달리 체력 소모가 많고 의사소통이 어려워 단기간 봉사를 하고 그만두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복지관에서는 지금도 꾸준히 장애아동들의 체육 활동을 보조해 줄 수 있는 봉사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남구장애인복지관 ☏426-1382)
<유수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