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부두 해양광장
바다, 세상에서 가장 큰 쉼터
부두에는 항상 설레임과 망설임, 그리움이 묻어 있다. 연안부두는 인천시민의 다양한 삶의 애환, 사랑, 절망, 눈물과 기쁨, 그런 것들이 가슴 절절히 녹아 있는 장소로 인천이 바다도시이자 항구도시임을 확인시켜 주는 곳이기도 하다. 연안부두 인근에 위치한 연안부두해양광장은 바다를 벗 삼아 휴식하며 삶을 관조할 수 있는 쉼터다. 아직도 후끈한 여름 더위에 몸과 마음이 맥을 못출 때, 선선한 바람이 불고, 시원한 바다가 있어 도심속 피서 장소로 적격이다.
부두 사람들의 마음 울렸던 ‘연안부두 노래비’
연안부두 해양광장에는 7,80년대 심금을 울렸던 인천시민의 애창곡이자 전 국민의 인기가요 연안부두 노래비가 있다. 가사를 읽노라면 저절로 노래가 되어 흥얼거리게 된다.
‘어쩌다 한번 / 오는 저 배는 / 무슨 사연 싣고 오길래 / 오는 사람 / 가는 사람 / 마음마다 설레게 하나 / 부두에 꿈을 싣고 떠나는 배야 / 갈매기 우는 마음 / 너는 알겠지 / 말해다오 말해다오 /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연안부두 가사를 쓴 조운파 선생은 가사를 만든 배경을 이렇게 말한다. “학생시절에 전학을 와서 인천에서 살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없어진 하인천부두에 앉아서 바다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그 시절에는 부두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고, 그래서 고깃배나 섬을 오가는 조그만 배들이 많이 드나들었거든요. 물론 간혹 외국을 오가는 외항선들도 있었고. 거기 앉아 있다보면 이별하는 사람, 감격적으로 해후하는 사람, 망망대해를 그저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 그런 것들이 가슴에 새겨져 있다가 나중에 노래만드는 일을 하면서 써 보게 된 것이죠.” 연안부두에서 이어지는 해양광장이 시민쉼터로 조성된 지는 오래다. 아무 때나 마음편히 와서 바다를 보고, 갈매기들이 노니는 모습을 바라보며, 섬으로 혹은 해외로 나가는 배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미지의 세계로 마음의 여행을 떠나볼 수 있다. 바다앞에 조성된 계단은 시민들이 옹기종기 앉아 바다를 감상하기에 딱 좋다. 가마솥처럼 이글거렸던 태양의 힘이 빠진 어스름 녘에는 밤바다의 아득하고 정겨운 풍경이 마음을 푸근하게 적신다.
전망대 4D영화관, 재미와 호기심 가득
광장의 또 다른 볼거리는 7층 규모의 해양광장전망대다. 카페, 유람선선착장, 4D영화관, 전망대로 꾸며졌다. 7층 꼭대기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연안부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햇볕을 피해 실내에서 바다를 보고 싶다면 전망대가 제격이다. 전망대에서는 바다뿐만 아니라 연안동 일대를 두루 볼 수 있다. 3층 4D영화관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4D작품인 ‘아쿠아어드벤처’, ‘별주부전’을 20분씩 상영한다. 4D영화용 안경을 쓰고 입장한 극장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다속 물고기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상황에 따라 의자가 들썩이고 바람소리를 내어 신기함과 재미에 빠지게 한다. 4D영화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관람료는 어린이 3천원, 어른 4천원이다. 연안부두해양광장은 인천의 대표적인 친수공간이다. 광장에 마련된 분수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더위를 확 날릴 물을 뿜어대기 시작한다. 40분간 다양한 모양의 시원한 물줄기를 하늘로 뿜으며 시민들의 불쾌지수를 날린다. 분수는 40분씩 가동되고 20분 쉰다. 광장은 역사와 기념의 장소이기도 하다. 1904년 러·일 전쟁당시 일본군에 패한 순양함 ‘바랴크호’ 선원들의 영웅적 희생을 기념하는 추모비가 설치되어 있어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념한다. 해양광장은 러시아와 또 다른 인연의 꽃을 피웠다. 인천시는 러시아와 친선과 교류 차원에서 2011년 10월 14일 이곳에 러시아 샹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조성했다. 러시아가 샹트페테르부르크에 인천광장을 조성한 것에 대한 답례였다. 광장 한쪽은 푸른 인조잔디가 깔려 시원함을 더한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각종 공놀이나 스포츠 경기가 가능하다. 주말에는 야외무대에서 시민들이 좋아하는 각종 무용, 공연이 펼쳐진다.
세월을 낚기에 딱 좋은 연안부두 바다쉼터
연안부두 주변엔 또다른 바다쉼터가 있다. 연안어시장 방향으로 회센터들이 밀집한 도로 뒷편에 자리해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낚시꾼들에겐 이미 널리 알려진 낚시터이자 쉼터인 ‘바다쉼터’다. 연안부두 바다쉼터는 시민들이 편하게 바다를 관조하고 바라볼 수 있도록 하얀 파라솔과 벤치를 놓았다. 이곳은 연안부두해양광장보다는 호젓하다. 차 소리, 사람의 부대낌이 싫다면 이곳을 찾아 바다와 더불어 쉬면서 더위를 잊는 것도 좋다. 도로 위 펜스를 따라 펼쳐지는 광활한 바다는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꽂아 놓고 세월을 건지기에도 충분한 여유와 만족을 준다.
(i-view 이용남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