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극단 '은빛여울 하하, 호호'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빛을 뿜어내는 '은빛'이 청아한 물소리를 내며 흐르는 어린 강 '여울'과 만났다. 부평문화원의 실버사업으로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모인 복합극단 '은빛여울'에 잠시 빠져보자.
은빛여울은 부평문화원의 어르신문화학교(SCHO)에서 'HO'를 따 호호, 어르신문화나눔봉사단(SHARE)의 'HA'를 따 하하로 나뉘어 있다. '호호'는 문화학교에서의 2년의 교육을 수료 한 후, 희망은빛봉사단으로 활동하는 '하하'로 소속을 옮긴다. 차후 동아리 지원활성화사업으로 실버극단의 자립심을 키워 최종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은빛여울 '하하'는 홀수 달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부개어린이도서관에서 정기공연을 하고 있다. 올해 부천에서 열린 보라매연극제에서는 대상, 최우수연기상,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3관왕의 영예를 안은 실력파 극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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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4일, 간석동의 약산초등학교에서 초등1년생을 대상으로 복합극 '얘들아 놀자'가 무대에 올랐다. 연극에 앞서 '상상과 변형', '마술 쇼'를 선보여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이어지는 본 무대.
‘국민학생’은 ‘초등학생’과 만났다. 딱지치기, 공기놀이와 같은 어린시절의 놀이와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두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은 어느새 연극에 빠져들어 극중 캐릭터와 소통한다.
무대가 막을 내리고 관객석 이 곳, 저 곳에서는 '재미있었어요!!'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아이들의 반응에 어르신들도 흡족하신 듯 하다. 극단명 덕분인가, 현장에는 정말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마음 한켠에 꼭꼭 숨겨둔 꿈을 펼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최명진 할머니는 보라매 연극제에서 우수연기자상을 수상했다. "주 2회 요양원봉사를 하는데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 앞에서 공연하면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끼지. 이 나이에도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 게다가 어릴 적부터 가진 꿈을 이제야 이뤘으니 말도 못하게 좋아~" 라며 행복한 미소를 띤다.
최우수연기상에 빛나는 김인석 할아버지는 언제나 쾌활하다. "연극 진행이 잘 될 때 좋아. 관객들이 재미있어 하고 박수를 많이 쳐주면 보람되지. 난 경쾌한 마음이 전해지도록 더 열심히 연기하고 있어. 남에게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
어쩌면 세상과 멀어졌을지도 모를 어르신들이 연극을 통해 소통하고 있기에 연극은 실버사업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하하팀의 평균나이가 71세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건 그들의 재능을 세상 앞에 내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일까. 관객에겐 희망을 전하고 봉사자는 자신감을 얻는 훌륭한 싸이클링이 그들의 원동력이다. 100세시대의 이르러 실버사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은빛여울은 윈-윈(win-win)하는 실버사업의 좋은 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손을 내민다. "얘들아, 놀자!"
차지은 청년기자